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2)
영화 23-05-11 09:50 20
지인분께서 같이 볼 사람을 구하고 계셔서 (+마침 나도 심심했고) 보게 된 영화.

줄거리 서칭했을 땐 사이코패스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지인분께서 심리학 관련의 과제로 시청하신다고 해서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묘사하는 영화일까? 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그건 영화를 영업시키기 위해 과장해서 쓴 건지 막상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나 그런 진단이 내려지는 장면은 없었다.

 

여하튼 케빈이 어떤 성정을 가지고 태어났든, 이 작품이 애초에 성악설을 깔고 출발했든 내가 중점적으로 보게 된 포인트는 가정환경이었던 것 같다. 원치않은 자녀의 탄생이 탐탁지 않으면서도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에바는 선천성이라기보단 모성애를 체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말은 보상심리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는 모두에게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에바의 경우는 보답받지 못했을 때의 감정을성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여기에서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케빈이 에바의 그런 미숙한 행동에 능숙하게 대응한다는 점인데 두 모자가 닮았으면서도 동족상잔이라고 해야할지 싶은 관계를 가지게 된다. 두 사람 다 서로에게 보답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지만 그 표현방법이 그들 서로를 더욱 갉아먹기만 하던 관계였다고, 한마디로 하면 애증이었다는 감상이다.

 

영화 제목의 원문을 보면 이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린 케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작중 케빈과 표면적으로 화목한 관계를 가지는 케빈의 아버지는 에바가 케빈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면 절대 듣지 않고 대화를 단절시킨다.

 

결론적으로 진정한 케빈을 볼 수 있는 건 에바 뿐이고, 케빈은 이런 추악한 모습의 자신이라도 사랑받고 싶었던 거라 느꼈다. 극단적인 표출일 뿐이지 이 또한 누구에게나 내재된 마음일 거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줬으면 하는 마음...

 

스릴러 장르에 반해 전체적인 연출이나 흐름은 굉장히 잔잔하고, 영상미도 좋아서 보다보니 몰입해서 보게 된 영화였다.

내가 만약 부모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될 날이 온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겠지 싶다.

타래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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